서울시립대 교수, 업체와 짜고 국가 연구비 타내
연구비로 휴대폰·TV·에어컨 등 구매 혐의 적발
대학·공공 연구시설에서도 유사 혐의 다수 발견
물품 구입비 78억 원 가운데 10억 원 ’불법 거래’
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국가 연구비는 용처를 명확하게 밝히고 연구 목적으로만 쓰여야 되겠죠.
그런데 국가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용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쓴 연구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.
이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져 징계 조치도 내려졌지만,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구비 회수는 지지부진하고,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대책도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습니다.
최소라 기자입니다.
[기자]
지난 2019년 서울시립대 교수 A씨는 연구물품 판매 업체와 짜고, 가짜 구매 내역을 만들어 국가 연구비를 타냈습니다.
이렇게 빼돌린 연구비는 휴대폰과 TV, 에어컨 등 연구와 관련 없는 물품을 사는 데 사용됐습니다.
당시 서울대와 연세대, 고려대 등 전국 주요 대학과 공공 연구시설에서 이 같은 혐의가 적발됐습니다.
이후 정부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집행된 과제 9백여 개에 대한 연구물품 구입비 78억 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습니다.
그 결과 이 가운데 13%에 달하는 10억 원 정도가 불법 거래로 나타났습니다.
특히 연구비로, 휴대폰과 노트북 등 규정상 허용되지 않은 물품을 구입한, 횡령 정황은 서울시립대 14건, 서울대 9건 등 모두 37건 적발됐습니다.
이 밖에 업체의 세금신고 내역은 있지만, 실제 거래내용이 없거나 다른 경우도 341건!
연구비를 과하게 타냈거나 연구비 용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주먹구구로 사용한 것으로, 전부 연구비 회수 대상입니다.
[횡령 정황 적발 대학 교직원 : 환경 자체가 대학원생들이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구조입니다. 연구실 자체가. 학생들은 순진해서 그냥 '그래도 되는구나', '금액만 맞으면 되지'하는 그런 부분이라서…]
조사 이후 3년이 지난 지금, 연구비는 얼마나 회수됐을까?
현장 점검을 하고, 이의 신청을 받아 검토하는 등 조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동안 회수된 금액은 전체의 27%에 불과했습니다.
더 큰 문제는 지금도 업체와 연구자가 마음만 먹으면 불법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.
사후 감시 체계나 조사 권한이 있는 전담기관이 없어 경찰 조사나 ... (중략)
YTN 최소라 (csr73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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